건전 마사지라더니 '시간당 10만원'…낯뜨거운 후기 수두룩

입력 2021-08-05 15:34   수정 2021-08-06 14:23


“짭까사이(회음부·전립선 마사지를 뜻하는 태국어)로 힐링 제대로 받았다.” “관리사 몸매 그냥 모델이고 피부도 하얘서 너무 예쁘다.”

국내 최대 마사지 중개 플랫폼인 A앱에 등록된 한 마사지업체에 대한 리뷰다. 마사지 관리사들의 외모, 신체 사이즈에 대한 설명은 물론, 유사 성행위를 연상케하는 마사지 용어도 등장한다. A앱에는 이 마사지샵에 대한 리뷰가 2018년부터 214개 등록됐다. 불법 업소임에도 ‘건전 마사지 플랫폼’을 표방하는 대형 앱과 버젓이 제휴를 맺고 3년 가까이 홍보 공간으로 사용한 것이다.
◆앱 믿고 건전 업소인 줄 알았는데…
마사지 플랫폼 서비스가 불법 유사 성행위 업소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국 3000여개 마사지 업체와 제휴한 A앱에는 이같은 유사 성행위 업소들이 다수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A앱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합쳐 다운로드 후기수가 1만4000여개에 달한다. 전국 2000여개 업체와 제휴한 B앱도 마찬가지로 유사 성행위 업소를 쉽게 검색할 수 있었다.

불법 업소들의 이용 후기는 여성 관리사의 젊은 나이, 외모 등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00쌤 청순 단아한 외모에 몸매도 빠지지 않는다”, “얼굴 몸매가 퍼펙트하고 수줍게 얘기하는 모습이 천상 20대 학생 같다”는 식이다. 매장이 얼마나 깨끗한지, 마사지의 세기가 어느 정도인지 등이 후기의 대부분인 일반 마사지 업체와는 다른 내용이다.



앱에 공개된 업체 소개만으로는 불법 업소인지 선뜻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구글에 검색되는 후기, 업소 홈페이지 등을 확인하면 유사 성행위 업체임이 금방 드러난다. A앱에 등록된 서울시 강동구의 한 마사지 업체를 구글에 검색하니 낯뜨거운 후기가 쏟아졌다. 관리사의 신체 사이즈 등을 묘사하는 후기글 밑에는 “마사지 수위를 알려달라”는 댓글이 수십여개 달렸다.

서울 송파구의 또다른 스웨디시 마사지 업체는 홈페이지에 관리사들의 프로필을 올려놨다. 관리사가 모두 한국인 20대 여성임을 강조하고 있다. 관리사의 나이, 키, 몸무게, 특정 신체부위 사이즈에 대한 설명에 ‘남자라면 누구나 계속 보고싶은 바디라인’ 등의 묘사가 덧붙었다.

가격도 일반 마사지 업체의 2배에 달한다. 앱의 할인가를 기준으로 한 시간에 3만~6만원 사이인 건전 마사지 업체와 달리, 불법 업소들은 시간당 10만원 이상이다.

대형 앱에 등록된 업소이다 보니, 유사 성행위 업소인지 모르고 찾아가 피해를 보는 고객도 있다. 직장인 이모씨(27)는 “‘스웨디시’ 마사지를 예약하려 했더니 여자 손님은 안 받는다고 했다”며 “앱 등록 업체니 당연히 건전 업소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불건전 업소여서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사 성행위 부인하거나 관리사 일탈로 해명하기도
A앱은 불건전 업소가 등록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휴를 할 때 업체 사장님들과 직접 만나 계약서를 작성한다”며 “불건전 행위가 적발될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필요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도 묻는다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고객센터를 통해 불건전 업소에 대한 신고도 받고 있었다. A앱은 한 업체에 대한 신고가 2회 누적되면 바로 제휴 계약을 해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구글과 네이버 검색을 통해 해당 업소가 불건전 행위를 하는지도 모니터링 한다고 밝혔다. 다만 A앱 고객센터 상담원은 “신고가 들어오면 업체 측에 연락해 사실 조사를 하지만, ‘불법적인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거나 관리실 내부에서 관리사 개인의 일탈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17년 2월 처음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A앱에서 적발된 불건전 업체는 10개 미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휴 단계부터 불법 업소를 받지 않기 위해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적발된 불건전 업체가 적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우진 법률사무소 진솔 변호사는 “마사지 업체에서 유사 성행위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된다면, 마사지 업체와 손님을 중개한 앱도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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